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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이시네요, 장미여관 / Interview 목록으로

[여성중앙=정은혜 기자] 정말 못생긴 오빠들이 구수한 사투리를 써가며 여관에 가잔다. "야 봉숙아, 말라고 집에 드갈라고. 꿀발라스 났드나. 나도 함 묵어보자. 못 드간다. 못 간단 말이다." 오 마이 갓. 못생겼는데, 점점 빠져든다. 집에 안 '드갈란다'.

 

우리끼리 서로 얼굴 보고 있으면 '정말 답 없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우린 '못생긴 호감형'아닌가요

 

농촌 드라마에 나올 법한 순박한 미소를 짓다가도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놀라운 반전 연기를 선보인다. 언제고 뜨고 말았을, 이토록 넘치는 끼와 에너지. 멤버들끼리 미팅하면 가장 예쁜 여자를 꾀일 수 있다고 장담하는 육중완(보컬), '육중완 따위'와는 겸상을 안 한다는 장미여관 공식 비주얼 임경섭(드럼), 멤버들이 모두 인정한 소녀 감성 강준우(보컬), 외모 관리에 꽂혀 뒤늦게 치아 교정 중인 큰 형님 윤장현(베이스), 고향인 경남 창녕에서 박원순 시장 다음으로 유명해졌다는 배상재(기타), 아는 사람만 아는 인디 밴드에서 가장 핫한 전국구 밴드가 되기까지. 마성의 다섯 남자와 나눈 수다.

 

'봉숙이'로 뭉친 마성의 비주얼 밴드

 

Q : 생각보다 다들 잘생겼어요

배상재 : '생각보다'라는 게 문제죠. 그래도 못생긴 게 우리가 먹히는 이유예요.

임경섭 : 꽃미남들 시대는 갔어요. 질려요.

육중완 : 실제로 경섭이형 빼놓고는 동네에서 제일 못생긴 사람들이었어요. 준우랑 저는 부산에서 못생긴 걸로 우열을 다퉜고요.

배상재 : 저도 '한 못생김'이지만 어마무시한 사람(육중완)이 나타나서 외모 콤플렉스 갖고 살다가 자신감 회복했어요.

윤장현 : 중완이가 어느 정도 이냐면, 홍대 노숙자들이 중완이를 보면 벌떡 일어나서 경계할 정도예요. 자기 구역 침범하는 줄 아는 거죠.

육중완 : 저는 그때 그 아저씨가 왜 그렇게 저를 쳐다보는지 몰랐어요. 제가 사라질때까지 쳐다보더라고요. 전 그냥 '추리닝'에 슬리퍼 신고 그곳을 지나간 게 다거든요.

임경섭 : 생긴 게 더러워서 그래요.

육중완 : 태어나서 깔끔해 보인다는 소릴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요. 심지어 머리숱도 별로 없고 털이 많지도 않은데, 그냥 생긴 거 자체가 털 많게 생겼다고 여자들이 싫어했어요.

임경섭 : 우린 못생기기만 했는데, 중완이는 못생기고 더럽게 생겨서 경쟁력 있는 거 같아요(웃음).

강준우 : 솔직히 우리끼리 서로 얼굴 보고 있으면 '정말 답 없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근데 못생겨도 호감형이 있고 비호감형이 있잖아요. 우린 '호감형 못생김'이 아닌가 싶어요.

 

인터뷰에 앞서 한마디 툭 던졌을 뿐인데 끝없는 수다가 이어진다. 알고 보면 여자들의 수다보다 더 무서운 것이 남다르의 수다다. 더군다나 10년 넘게 산전수전 다 겼은 남자들의 수다는 무적이다.

 

Q : 장미여관으로 뭉친 지 벌써 5년이 됐다고요

 

배상재 : 시간 빠르네요. '톱밴드 2'때문에 뭉쳐서 연습하고 경연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강준우 : 저희가 원래는 4명이었어요. 공연을 한 2번 정도 했을 무렵 홍대 뮤지션들 사이에서 '톱밴드' 바람이 불더라고요. 온갖 유명한 밴드들이 나간다고 하기에 형들 몰래 신청했죠. 예선에 뽑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상재 형을 영입해서 지금의 5명이 된 거예요.

윤장현 : 사실 준우가 '톱밴드 2'에 나가자고 했을 때 우리는 다 반대했어요. 결성된 지 몇 달밖에 안 된 우리가 어떻게 10년 넘은 베테랑 밴드들을 이기느냐고. 그때 만약 출연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홍대 어딘가를 누비며 음악을 하고 있을 거예요.

육중완 : 저희 외모만 보고 장미여관이 되게 오래 활동한 밴드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어제 겨우 5년 됐어요. 10년 넘게 각자 음악을 하며 활동한 데다 다들 고생을 많이 해서 그렇지 장미여관으로 활동한 건 길지 않아요.(웃음) 

 

라이브, 클럽 무대에 간간이 오르며 지하 자취방에서 소박한 음악 생활을 이어가던 장미여관은 2012년 '톱밴드 2'에 출연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이제껏 없었던 '더티 섹시' 비주얼과 구수한 사투리, 끈적한 퍼포먼스 등 이 다섯 남자의 치명적인 매력은 대중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그리고 2013년 '무한도전' 출연 이후 "대세" 밴드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Q : 인디 쪽에서 활동하다 대중적인 관심을 받아보니 어떤가요

 

강준우 : 예정에는 노래를 만들어도 들려줄 기회가 없었는데, 요즘은 저희 노래를 찾아서 들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에요.

배상재 : 무엇보다 어머니의 걱정을 덜어드려서 좋아요. 예전엔 저를 좀 부끄러워하셨거든요.

윤장현 : 저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막내라 어머니께서 연세가 좀 있어서 경로당에 다니시는데, 마흔 넘은 막내아들이 TV에 나오고 유명해지니까 그렇게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희가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뜨다 보니 음악 면에서 실력이 저평가되고 있는 것 같아 좀 아쉬워요.

육중완 : 우린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거예요. 저평가든 고평가든 주변의 평가에 신경쓰지 않고 예전처럼 가던 길 가면 될 것 같아요.

 

Q : 오랫동안 각자의 음악을 해오다 만났는데 '합'은 잘 맞나요

 

강준우 : 다들 밴드 활동을 오래 했고 나이도 있기 때문에 전체 그림을 생각해 서로를 배려하는 부분이 있어요. 예를 들어 기타 연주자면 기타 솔로에 욕심이 있을텐데 그걸 줄일 줄 아는거죠. 이렇게 하는 밴드가 거의 없어요.

임경섭 : 산전수전 다 겪고 인디 밴드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 모이니까 서로 양보하고 팀에 해가 되지 않도록 더욱 신경 쓰는 것 같아요. 상재는 다른 밴드에서 보컬로 활동했는데, 장미여관에선 기타를 맡고 있어요.

배상재 : 강등된 거죠(웃음)

윤장현 : 만약 저희가 젊은 나이에 모엿다면 어마어마하게 싸웠을 거예요. 하지만 고생도 해보고, 음악적인 준비도 돼 있고, 또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다 같이 잘돼야 한다는 걸 서로 아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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